김윤희 전 가온누리 대표님 이야기

2020. 11. 25. 10:50calico의 공부/마을만들기

2020년 11월 24일 화요일. 

 

김윤희 전 가온누리 대표님을 모시고 마을공동체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거의 2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솔직하고 열정적으로 들려 주셨어요!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다 전할 수는 없고... 몇 가지만 요약 정리해 드립니다. (아쉽게 사진을 함께 찍지 못했습니다...ㅜㅜ 할수 없이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 홈페이지의 가온누리 관련 게시물에서 사진 몇 장을 빌려 왔습니다.)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의 가온누리 마을컨설팅 모습(2017)

 

- 가온누리의 엄마들과 공감대를 만들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기위해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에서 실시하는 컨설팅을 받았어요.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이 모임에서도 꼭 받으시길 추천합니다. (자료: www.incheonmaeul.org/?attachment_id=20480)

 

- 만수동에 이사를 와서 빨리 다른 동네로 이사를 나가려다가, 동네에서 사는 것이 좋아서 오래 지내게 되었어요. 옆 집 윗 집 할머니 어르신들이 우리 아이들을 많이 사랑해 주셨고 좋은 관계로 지냈어요. 

 

- 아이들 엄마 다섯 명하고 각자 재능을 살려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아이들 교재를 구입하기 위해 구청에 문의를 했다가 지원사업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지원사업을 받으면서 지역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고, 아이들과 동네의 어르신들을 연결해 주고, 아이들이 어르신들에게 연락하고 친밀하게 지내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어요. 사실 동네 놀이터가 어르신들하고 아이들하고 서로 사용하는 법이 달라서 갈등도 있었거든요. ^^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드리거나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함께 야유회를 가거나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처음에는 쉬운 일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 사람 모으고, 단체와 연계하고, 사업 끝나면 서류 작성하고... 지금은 많이 간소화 되었어요. 

 

- 그 후로 많은 사업을 했어요. 지역의 공방, 학원, 교회, 단체 등등 연계해서 아이들과 교육 중심의 활동을 했지요. 그렇게 2년, 3년 되었는데 상을 받았어요. 상을 받으니 4년 차 지원까지 이어졌구요. 하지만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지원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회원들이 많이 고민을 한 적도 있어요. 지원을 받으면 사업을 위해서 일을 하게 되는 측면도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지원과 상관 없이 독자적인 책읽기, 영화보기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어요. 잘 안 되기는 했지만요. ^^ 

 

- 참여하는 엄마들 중에는 많이 지치는 분들이 생겼어요. 저도 때로 왜 달려가는지 모르고 달린 적도 있어요. 같이 일하다 보면 사람에 따라 조건이 다르고, 일 하는 속도도 다르고... 그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서 후회가 되는 부분도 있어요. 그래서 5년 차에 엄마들보다 외부 강사를 섭외하는 방향으로 가기도 했어요. 좋은신 분들이 많이 도움을 주셨어요. 

 

- 5년차와 6년차에는 사업을 키워서 동네 영화제도 했어요. 거의 700만원까지 지원을 받아 봤어요. 그러고 7년차에 지원이 가능할지 몰랐는데 의외로 평생교육 기관에서 먼저 제안을 해 주셔서 지금 아이들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지금은 초기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다 컸어요. 초등학교 5학년이던 아이가 고3이 되었어요. 제 아이들에게 만수동 시절이 어땠냐고 물으면 힘들었지만 재밌었다고 해요. 그것은 보람이고 내가 마을 활동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는 마을활동가인가'라는 글을 쓴 적도 있어요. 잘 몰랐는데 제가 하는 일이 마을 활동가의 일이더라구요. 그러나 재밌어서 한 일이지 지원금이나 사업을 위해 일하지는 않은 거 같아요. 

 

 

가온누리 숲 체험 프로그램(마을공동체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 모임을 하는 사람들이 중장기적인 목표와 비전을 함께 만들고 공유하세요. '우리'라는 거가 되게 소중한 거 같아요. '우리'니까 할 수 있는 일이 많구요. 또 반대로 그래서 책임을 지지 않는 부분도 생기고, 지치기도 해요. 저는 거의 모든 일을 제안하고 기획하는 일을 맡았어요. 빨리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도 있고 다른 엄마들이 잘 못하겠다고 하기도 했어요. 그런 부분은 후회가 되요. 더 기다리고 더 만나고 역할을 분담하고 그랬으면 다른 엄마들이 덜 지치고 더 자라나지 않았을까요. 

 

- 엄마들 모임은 잘 되었으나 아빠들은 잘 모이지 않았어요. 남편들이 잘 이해를 못 해주더라구요. 아빠들이 해 줄수 있는 일이 많은데... 체육활동이라던지... 그런 부분을 하지 못했어요. 

 

- 지금 만수5동은 제 고향이 되었어요. 14년 정도 살다가 지금은 다른 곳에 살지만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이쪽에 와요. 다른 엄마들도 옆 동네로 이사를 가기도 했지만 만수5동은 여전히 가온누리 모두의 중심입니다. 이 동네가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어요. ^^ 마을 활동은 정말 재밌고 또 정말 나는 누구인지를 알게 되는 시간들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 5차 컨설팅 이후 가온누리 회원들과 김윤희 전 대표님(이정원 강사님 왼편. 센터 홈페이지: https://www.incheonmaeul.org/?p=20675) 

 

- 마을공동체 사업은 1년, 3년, 5년 이렇게 오래 가는데 담당 공무원들은 자주 바뀌어요. 이전에 얘기를 하던 주무관님이 바뀌면 새로 오신 분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부분은 잘 대비를 하셔야 합니다. 지원 기관이나 사업이 많아요. 지원 내용이 조금씩 다르고 지원 시기도 달라요. 미리 챙기고 성격을 잘 비교해서 하시고자 하는 일에 가장 적합한 사업을 지원하면 좋겠어요. 

 

- 모임 하시는 분들끼리 정말 충분히 얘기를 나누셔요. 그리고 어른들이 되어 만나서 서로 자신을 보여주는 얘기를 잘 안하시는데요, 서로 솔직한 대화도 많이 하시는 거도 좋으실 겁니다. ^^